시마네현립 고대 이즈모 역사박물관은 지진 대비 보강 공사 등을 위해 2025년 4월부터 2026년 9월(예정)까지 휴관합니다.

 

신화 시어터와 신화·전설의 회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의 무대였던 시마네현 이즈모 지방은 ‘신들의 나라’, ‘신화의 고향’이라고 불립니다. 박물관에 마련된 본 코너에서는 고대 이즈모에 관한 신화와 이즈모오야시로 신사에서 모시고 있는 신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시어터에서는 4편의 단편 영화(1편당 약 20분)를 교차 상영하며, 시어터 입구에서 무료 배포하는 휴대형 전자기기를 이용하면 영화의 내용을 영어 해설로 들을 수 있습니다.

 상영작은 ‘오쿠니누시 신화’, ‘스사노오 신화’, ‘후도키 신화’, ‘중세의 오로치 신화’ 등 4가지 이야기입니다. 앞 3편은 8세기의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이즈모노쿠니 후도키 등 3개 문헌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세의 오로치 신화’는 1523년에 쓰여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신화의 보물 단지 ─ 신들의 이야기
(2)오쿠니누시 신화
(3)스사노오 신화
(4)이즈모노쿠니의 신화

 

 신화와 전설의 회랑에서는 이 신화들이 전해진 경위와 주석서, 등장인물, 장면을 묘사한 작품 등을 전시합니다. 회랑의 벽과 천장에는 섬뜩한 가면과 거대한 용을 닮은 큰 뱀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일본 전통 예능인 가구라에서는 이와 비슷한 의상과 소품을 사용하여 신화를 재현합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용 모양의 장식은 스사노오가 처음으로 이즈모를 찾았을 때 퇴치한 야마타노오로치입니다. 이 이야기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일본의 창세기에 관한 내용은 영화 ‘스사노오 신화’에서 소개합니다.

가구라 가면 (오로치・사다 신노)
가구라 가면 (오로치・사다 신노)
神楽面(大蛇・佐陀神能)
판회착색 신상 복제품(스사노오노 미코토・이나타히메)
이타에 착색 신상 복제품(전 스사노오노 미코토・이나타히메노미코토)
板絵著色神像レプリカ(伝素戔鳴尊・稲田姫命)
야마타노오로치 퇴치도(슌테이)
야마타노오로치 퇴치도(슌테이)
八俣大蛇退治之図(春亭)

(1)‘중세의 오로치’: 고사기(古事記)에 등장하는 야마타노오로치 신화의 재연

 야마타노오로치 신화는 스사노오가 야마타노오로치를 퇴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적인 『고사기(古事記)』(712년)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스사노오가 무서운 괴물을 퇴치했다는 내용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중세 이즈모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또 다른 설화를 소개합니다.


 스토리는 내전과 사회적인 불안감이 가득했던 16세기 초엽, 교토에 살았던 승려 리안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당시 교토에서는 빈번한 내란으로 인해 사회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리안은 사람들을 구원하는 방법을 찾고자 신들이 사는 전설의 땅, 이즈모로 여행을 떠납니다. 리안은 여기서 이즈모에 전해 내려오는 야마타노오로치 신화의 또 다른 전설을 알게 됩니다. 1523년, 리안은 본 작품에서 다루는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이즈모에 도착한 리안은 이 지역의 신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노인을 만납니다. 리안은 노인에게 안내를 의뢰합니다. 노인은 리안에게 야마타노오로치가 과거 히이 강의 아마가후치에 살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게다가 인근 산에는 야마타노오로치가 죽기 직전에 만져서 철이 된 바위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리안은 바위를 직접 보고 싶어 하지만, 노인은 그런 리안에게 경고를 하며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먼 옛날, 바위가 있는 장소를 찾고자 했던 지방의 영주가 일행에게 산의 초목을 벌채하도록 명했습니다. 그런데 벌채를 시작하자마자 폭풍이 일어났습니다. 폭풍으로 인해 쓰러진 거목이 야마타노오로치의 모습으로 변했고, 이들은 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리안은 이 이야기를 듣고 야마타노오로치는 요괴가 아니라 산의 수호신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리안에게 들판의 잡초라도 모든 생명은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되새기게 했고, 교토로 돌아온 리안은 이 신화에 담긴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2)오쿠니누시 신화

 이 영화에서는 건국과 인연 맺기(사람 간의 유대)의 신인 오쿠니누시의 생애 중에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인연 맺기란, 부부나 이웃, 동료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농가의 풍작 등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맺는 좋은 결과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오쿠니누시는 이즈모오야시로 신사의 주제신(主祭神, 신사의 중심이 되는 신)입니다.


 고사기(古事記, 712년)에는 젊은 시절 오나무치라고 불렸던 오쿠니누시가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오나무치가 야카미히메라는 처녀와 결혼하기 위해 수많은 형들과 함께 이나바(지금의 돗토리현 동부 지방)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오나무치는 여행을 하던 중 피부가 벗겨져 고통스러워하는 토끼를 발견합니다. 형제들 중 오나무치만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토끼에게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러한 착한 마음이 형들의 청혼을 거절해왔던 야카미히메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야카미히메에게 거절당해 화가 난 오나무치의 형들은 오나무치를 죽이려는 계략을 세웁니다. 그들은 새빨간 거석으로 오나무치를 깔아뭉개고 태워서 재로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두 명의 치유의 여신이 마법의 약을 발라 오나무치를 되살렸습니다. 그 후, 기노쿠니(지금의 와카야마현)로 도망친 오나무치는 그곳에서 네노쿠니로 향했고, 선조인 스사노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오나무치는 스사노오의 딸 스세리히메와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금세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스사노오는 오나무치를 도와주려 하지 않고, 오히려 4가지의 고통스러운 시련을 가했습니다. 오나무치는 스세리히메의 도움을 받아 4가지 시련을 모두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스사노오가 잠든 틈을 타 오나무치는 스세리히메와 함께 도망쳤습니다. 잠에서 깬 스사노오는 두 사람을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두 사람을 축복하게 됩니다. 스사노오는 떠나가는 둘의 뒷모습을 보며 오나무치에게 오쿠니누시라는 이름을 주면서 잘 다스리라고 외칩니다.


 이즈모로 돌아온 오쿠니누시는 형들을 복종시켰고 건국을 위해 힘썼습니다. 지상계의 모습을 본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는 오쿠니누시에게 지배권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도록 설득하는 사자(使者)를 차례대로 보냅니다. 오쿠니누시는 자식의 신들과 상의한 후에 자신의 명예를 위해 웅장한 신전을 세우는 것을 조건으로 이를 승낙했습니다. 이것이 이즈모오야시로 신사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스사노오 신화

 이 영화에서는 고사기(古事記)의 대표적인 이야기 중 하나인 야마타노오로치 퇴치로 유명한 스사노오미코토의 생애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자나키(이자나기로도 표기됨)와 이자나미의 신들이 세상을 창조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이자나키와 이자나미는 함께 여러 새로운 신들을 낳았지만, 이자나미는 불의 신을 낳은 후 세상을 떠납니다. 이자나키는 이자나미를 저승에서 구해내려고 했지만, 이미 황천국의 음식을 먹어버린 이자나미는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악귀와 악령에게 쫓기게 된 이자나키는 거대한 바위로 저승의 입구를 막고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 후 이자나키가 강에서 몸을 씻는 과정에서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와 달의 신 쓰쿠요미, 그리고 스사노오까지 세 명의 신이 태어났습니다.


 이자나키는 처음에 스사노오에게 바다의 지배권을 주었지만,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한 스사노오는 결국 천상계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스사노오는 천상계를 떠나기 전에 아마테라스를 만나기 위해 다카마가하라로 갑니다. 스사노오를 의심하고 있던 아마테라스는 전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스사노오의 진의을 확인하고자 두 신은 점괘 의식을 치릅니다. 애매한 점괘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스사노오는 “내 동기가 순수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누나인 아마테라스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그 후 스사노오는 계속해서 흉폭한 난동을 일으켰고, 그 결과 아마테라스의 하인 중 한 명이 죽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마테라스는 동굴에 틀어박혀 지내게 되었고, 온 세상은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이윽고 아마테라스는 동굴 밖으로 유도되고 스사노오는 영원히 추방됩니다.


 이즈모에 도착한 스사노오는 노부부가 자신들의 아름다운 딸인 구시나다히메와 함께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영문을 물으니, 야마타노오로치라고 불리는 8개의 머리와 8개의 꼬리가 달린 뱀이 다른 딸을 모두 먹어치우고 이제 곧 구시나다히메를 데리러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스사노오는 구시나다히메와 결혼하는 대가로 괴물을 퇴치하는 것에 응합니다. 스사노오는 야마타노오로치를 함정으로 유인한 후 쓰러뜨립니다. 그리고 죽인 괴물의 꼬리 안에서 구사나기의 검이라 불리는 명검을 발견했습니다. 스사노오는 검을 아마테라스에게 바쳤고, 이 검은 훗날 아마테라스의 후손인 일본 천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3종의 신기(神器)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4)이즈모노쿠니의 신화

 이 영화에서는 8세기에 조정을 위해 지역의 지리와 풍습, 설화 등을 기록하여 편찬한 『이즈모노쿠니 후도키』 중에서 몇 가지 신화를 소개합니다.


 이야기는 ‘구니비키’ 신화에서 시작됩니다. 어느 날, 야쓰카미즈오미즈누라는 이름의 신은 이즈모의 땅이 지나치게 좁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바다 너머를 둘러보고 넉넉한 크기의 토지를 발견한 신은 거대한 가래를 사용해 땅을 여러 개의 덩어리로 잘라냅니다. 이 덩어리들을 두꺼운 줄로 이즈모의 해안으로 끌어와 말뚝에 연결합니다. 말뚝은 훗날 산베 산(이즈모의 남서쪽 지방)과 다이센 산(돗토리현)이 되었으며, 끌려온 땅이 지금의 시마네 반도에 해당합니다.


 또 다른 신화는 사다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다의 어머니인 기사카이히메는 출산을 앞두고 진통이 시작되자 해안 동굴로 은둔하게 되는데, 이때 금으로 만든 활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활이 돌아오기를 기원한 후, 기사카이히메는 활이 파도에 밀려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떠내려오는 것을 봅니다. 활을 되찾은 기사카이히메는 동굴 벽에 화살을 쏘아 바다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이 통로를 지나가는 여행자들은 큰 소리로 외치지 않으면 돌풍으로 배가 전복된다는 전설이 남아 있습니다.


 아울러 이 영상에서는 ‘다마히메와 상어’에 관한 이야기도 소개합니다. 바닷가에서 다마히메를 보게 된 상어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상어는 사랑을 고백하고자 강을 헤엄쳐 내륙으로 향합니다. 상어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 다마히메는 바위로 강을 막아 버립니다. 이러한 일화의 배경이 된 이즈모 동남쪽의 바위로 가득한 계곡은 ‘사랑을 갈구한 상어(와니노시타후) ’라는 뜻의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시간이 지나 발음이 변화하면서 지금의 ‘오니노시타부루이’가 되었습니다.

島根県立古代出雲歴史博物館
〒699-0701 島根県出雲市大社町杵築東99番地4
Phone: +81-853-53-8600 Facsimile: +81-853-53-5350